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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나루 춘천 신매대교 왕복 204Km 10시간의 도전과 배움

by 르미 posted Oct 2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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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px-신매대교DSC01618.jpg

북한강 종점 춘천 신매대교 자전거길 인증센터에 있는 화장실 모습 (2018.10.27)

 

 

년전 처음 북한강 자전거길 종주를 할 때 감탄했던 그 화장실이 단풍의 호위 속에 잘 있었다. 

 

사실 저 화장실을 사용한 적은 거의 없다. 

마치 미술 전시관이나 멋진 space관련 건물 모습이지만 들어가보면 그냥 공중 화장실.

그래도 저 화장실 외관을 디자인하고, 또 그 디자인 안을 선택, 건축한 분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북한강 자전거길 하늘강길 코스

 

음이 심난하면 일상을 떠나 혼자 자전거를 타고 하루 코스로 다녀오기 좋은 코스 중 하나가 북한강이다.

험난한 업다운도 없고, 강을 따라 다양한 풍경을 보기에는 북한강 자전거 종주길이 딱이다.

 

특히 가을 단풍 절정기에는 매년 다녀오게 된다. 

동행의 라이더 팀도 많아 대개는 혼라(혼자하는 라이딩)를 하더라도 크게 외롭지 않고,

적당한 거리에 숙소나 음식점이 많아 아주 좋은 코스라고 생각한다. 

 

 

북한강 자전거길 하늘강길 코스

(사진출처 : 한국관광공사)

 

 

광나루에서 춘천은 꼭 100Km 거리이다. 

그 길을 저 멋진 화장실 가려고 혼자서 죽기살기로 달려 가는 것은 아니다.

 

 

(사진출처:joins)

 

 

터가는 길과 상천역에서 가평 가는 중간의 터널

가평의 자라섬과

멋진 의암호, 우드데크 자전거길과 

춘천 애니메이션 로봇 구름빵 박물관을 보기 위해서이다.

 

 

 

(사진출처 : https://quasarzone.co.kr/bbs/board.php?bo_table=qb_life&wr_id=7835)

 

800px-신매대교전경.jpg

춘천 신매대교 전경 (출처 : 네이버 블로그 '길위의 향연')

 

들,

국토종주를 같이 하고 입대했던 아들이 같이  가기로 하고 일어나지를 않는다.

아마도 마음과 달리 몸이 가고 싶지 않아 못일어나는척 하는가 보다 생각들었다.

군대 제대 후 생존능력이 업글되어, 아버지랑 싸우지 않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기특. 

어려서는 강제로라도 끌고 갔겠지만, 이미 성년이 된지 오래인 분을 그럴 수 없어 오전 9시까지 기다리다 혼자 길을 나선다.

 

 

난 여름 수술을 마친 뒤, 자전거를 타지 못한 결과로 그나마 있던 허벅지 근육이 초창기 자전거 시작할 때 상태로 돌아가버려 100Km 타기가 힘겹다.

운동은 예전에 얼마나 했느냐가 중요하지 않고, 오늘부터 시작하는 초심이 중요하다는 말이 실감난다.

오죽하면 지난번 양평 왕복 90 Km 라이딩에서 근육경련으로 수석동 고개를 끌바했겠는가. ㅠㅠ 

 

그래도 매주 꾸준히 100Km 가량씩 타면서 근육이 많이 회복이 되었다 판단되어 200Km 왕복을 하기로 하였다.

 

 

작은 아주 좋았다.

강한 뒷바람.

광나루에서 팔당대교를 거의 35~40 Km로 달려도 끄떡없었다.

 

 

그런데 이것이 왕복 라이딩을 어렵게 한 것 같다.

수석동 고개도 허벅지 근육을 많이 쓰지 않고 체중의 중력을 최대한 이용해서 잘 넘었건만

밝은 광장 정도에서 벌써 뭔가 느낌이 왔다. 

 

 

침 나와 속도가 맞는 일행들이 있어 동행을 양해받고 살살 따라갔다.

그런데 조금 느리다. 앞에서 끌어준다고 하고 가다보니, 뒤에 따라오는 줄 알았던 그 분들이 없다. ㅠㅠ

 

아...내 앞의 다른 팀 일행 중의 멋진 여자분을 따라가느라 나도 모르게 속도가 올라갔었나? ㅠㅠ

청평가는 작은 고갯길에서 같이 가기로 한 일행과 이산되고 말았다.

 

그렇게 대성리, 청평을 지나, 단풍놀이로 완전 주차장이 된 도로위 차 안 사람들의 부러운 시선을 받으며 자라섬도 지났다.

자라섬은 늘 차가 붐벼서 제대로 둘러볼 기회도 없이 지난다. 또 워낙 장거리를 시간 맞춰 가기에 둘러볼 계획자체가 거의 없긴 하다.

 

촌에 도착할 때는 혼자 20 Km 정도를 달린 것 같다. 다들 점심 식사하러 갔는지 코스에 라이더들이 거의 없다. 

날씨를 감안하면, 신매대교에 커피와 라면 등을 파는 아주머니들이 없을 수도 있어, 강촌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얼큰한 뼈다귀 해장국이 눈길을  끌었다. 사람들도 제법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집은 영 입맛에 맞지 않아 그저 공기밥만 억지로 먹었다. 

라이더들의 맛집을 검색하지 않은 것을 무척 후회 했지만 이미 늦었다.

흠...앞으로 식당을 선택할 때 잊지 말아야 할 팁은 건물이 다른 업과 식당을 겸업하는 것 같으면 피해야 하지 않나 싶다.

아무튼 한끼 식사를 망치면 일정에 큰 차질이 나는데, 어쩔 수 없었다.

 

약 5시간 걸린 14시경, 신매대교에 도착했다. 물론 뒷바람 덕을 보았다. 

오전 9시 출발 - 오후 8시 귀가를 목표로 했는데, 약 1 시간 가량 지체되었다. 뒷바람인데도.

신매대교에는 아무도 없었다. 커피 마실 기회가 날아갔다.

 

1000px-신매대교DSC01620.jpg

춘천 북한강 신매대교 자전거길 인증센터를 지키고 있는 은행나무

 

 

'까지 돌아갈 수 있을까'

 

 

미 힘이 들어 의암호에서도, 애니메이션 박물관에서도 사진 한장 못 찍고 왔는데

신매대교 자전거길 인증센터의 저 은행나무가 매혹적이어서 DSLR를 꺼냈다. 

우띠...사진도 못 찍을 걸 이 무거운 것을 왜 짊어지고 왔을까...ㅠㅠ

 

1000px-신매대교DSC01625.jpg

3대의 자전거 중 애용 자전거. 

 

를 싣고 어렵다는 소리도 안하고, 펑크도 안나서 정말 고마운 자전거도 한 컷.

카본 프레임, 울테그라 구동계, SPLINE 튜블러, 가성비 좋고, 탈만한데,

좋은 자전거를 안타봐서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아직도잘 모른다. 몇년전 구입시 빨간색밖에 없었다.

 

꾸만 걱정이다. 춘천역으로 가야하나. 집으로 타고 가야 하나.

어휴....다리 상태도 안 좋고, 맞바람이 엄청나고....

 

 

래도 가는데까지 가본다고 집을 향해 출발한다.

방금전에 내가 왔던 길로 많은 분들이 줄이어 온다.

어디선가 점심 식사를 하고 출발해서 지금 도착하나 보다.

 

 

국인들이 많아졌다는 점이 예전과 다른 점이다.

 

'Hi!'

 

보는 사람마다 인사를 해줬다. 힘들지만 다들 웃는 얼굴이다.

직접 얼굴을 보면 다들 반갑고, 밝은 눈빛, 환한 표정으로 인사를 하는데,

인터넷에서는 왜 폭도같은 분들이 그렇게도 많은지....저분들 중에도 그런 신기한 사람들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한쪽 약 25Kg이라는 다리의 중력으로만 맞바람을 뚫고 페달링을 했다.

 

신기하게 구르지 않는데도 자전거가 앞으로 나아갔다.

다리통 중력만으로도 자전거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안 것은 불과 얼마전이다.

바람없는 평지는 다리 중력만으로도 약 22Km/h의 속도가 나오는데, 맞바람이 거세서 상천역까지 약 15~18Km/h로 나아갔다.

 

 

1000px-신매대교DSC01619.jpg

바람 때문인지 1/3000초 스피드 ISO 100으로 찍어도 촛점이 안 맞았다. 

 

 

션이 전혀 없는 카본 안장이 엉덩이를 파고 들었다.

다리 근육에 젖산이 싸이니까 나도 모르게 체중을 자꾸 안장에 실어서 그렇다.

최대한 무게 중심을 뒤로 하려고 노력하는데도 핸들에 체중이 실린다.

 

피로감이 크다.

 

 

'아....갈 수 있을까. 집까지'

 

 

국 경강교를 올라갈  때 탈이 나고 말았다.

가파른 경사를 올라갈 때 나도 모르게 클릿을 땡기는 바람에 아슬아슬하던 다리 근육에 경련이 오기 시작했다.

더 악화되기 전에 살살 달래야 한다.

경강교를 거의 힘을 쓰지 않고 건너와서 자라섬을 그냥 지나쳤다.

쉬면 더 안 좋을 것 같아서였다. 

 

 

...다리에 체중을 싣지 못하니 자꾸만 팔과 엉덩이로 체중이 가서 더 피곤해진다.

렇게 천천히 가다가  상천역 가기 전 완만하게 긴 오르막을 오르다보면 가평  터널 입구 GS25에서 에너지를 공급하기로 했다. 

 

상조치!!!

 

이번에 깨달은 것이 '자유시간'이나 '핫브레이그' 등의 비상식량은 약 1시간 가량 효과가 있다.

지금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이번에 사용해보니 흠....거의 6시간 가는 것.

 

 

핫식스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식스'는 정말 이럴  때 약효 탁월이다.

카페인이 6배라든가 하는 이 음료는 국토종주할 때도 매협재나 다람재에서 마신적이 있는데,

그 고된 라이딩에서도 밤에 잠이 오질 않아 고생했던 기억 때문에 거의 잘 안 마신다.

 

러나 지금은 비상상황이다. 이 음료를 마신 뒤 10여분 뒤부터 나의 몸은 리셋되었다.

 

 

리 경련도 사라지고, 젖산이 듬뿍 쌓여 힘을 못쓰던 허벅지와 두툼해진 햄스트링도 멀쩡해졌다.

조심해야 한다. 근육이 나아진 것이 아니라, 통증을 못 느끼는 것이다.

 

 

평역까지 약 50여분 거리.

집에서 청평역까지 차로 약 50여분 거리

 

S.O.S.

 

권에게 청평역으로 픽업해달라고 부탁하고 청평역을 향해서 출발했다.

 

촌에서 먹은 뼈다귀 해장국이 입맛에 영 맞지 않았는데, 기운이 없다.

서울에서 먹는 그 맛과 많이 다른데 현지인들은 잘들 드신다.

아 한끼 식사가 잘못되어 낭패다. 우띠....다른 집에서 다시 먹을 걸....그러나 늦었다.

 

길산-춘천 북한강 종주길에는 상천역과 진평너머골 사이쯤에, 지금도 이름을 알 수 없는 긴 터널이 하나 있다.

지도를 찾아보면 아마도 가평 사이클테마공원 산속을 관통하는 것 같은데 이름을 알 수 없다. 

 

상천 진평너머골 사이 사이클테마공원 터널 다음블로그 청주가제트님 사진.jpg

다음블로그 청주가제트님의 사진이 가장 적합하다. 참 대단한 분이시다.

 

 

 

터널이 아마도 북한강 종주길의 은근히 길면서 높은 고점이 아닐까 싶다.

 

상행이든 하행이든 왕복을 해보니 이 터널을 만나기까지 이상하게 힘이든다.

계속 오르막인 것이다.

하지만 이 터널 중간쯤부터는 갑자기 도파민이 나오는 것으로 착각하게 된다.

계속 완만한 내리막인 것으로 생각된다.

 

국 200Km 북한강 당일 왕복계획은 청평역에 도착해서

160 Km만을 달린 후 포기되었다.

 

 

씨가 너무 추워졌다.

람도 더욱 거세졌다. 다리를 건너다 옆에서 부는 바람에 중심을 잃을 정도였다.

 

장 높이가 안 맞는 것도 큰 문제 요인이었다.

최근 주말 라이딩 때 안장 높이를 낮추었더니 이번 장거리 라이딩에서 무릎에 부담이 왔다.

다시 높였지만 이미 늦었다.

 

발구간 광나루 팔당대교 구간에서 오버 페이스 한 후유증이 오후에 온 것 같다.

기분에 휩싸이면 안된다. 장거리 페이스를 처음부터 유지해야 한다.

 

라(혼자 하는 라이딩)는 늘 힘들다. 장거리에서 페이스가 맞는 동료를 못 만나면 큰 낭패다. 

메라와 블루투스 스피커, 비상식량 등 무거운 짐을 너무 많이 챙겼다.

 

 

 

 

이렇게 결국 왕복라이딩은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자전거 라이딩에서 많은 것을 또 배운 것도 많아 마냥 속상한 것만은 아니었다.

몸 상태를 업그레이드해서 올해 중 다시 한번 도전하고 싶다.